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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1/25 [AM] 마음의 평화 (15)
About me2009/11/25 01:16

어제는 모 기업 최종면접이 있었습니다. 
나름 가고 싶은 기업과 직무만 골라 쓴지라 이번 하반기 공채에 많이 지원하지 못했습니다.
서류전형은 많이 통과했는데 어째 인적성 시험만 보면 다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면접을 본 곳은 딱 두 곳. 

어제 면접을 본 곳은 293:1의 경쟁률을 자랑하는 참 뚫기 힘든 곳이었습니다.
친구 말마따나 "될 놈은 된다"고 생각하고 실무진 면접을 운 좋게 통과했고,
어제는 임원진 면접을 봤습니다.

그런데, 유독 제게 이상한 질문이 많이 날아들었습니다.
제가 J.P.Morgan 관련 대회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기에,
J.P.Morgan이 뭐하는 회사냐는 질문부터 리먼 브러더스가 왜 망했냐,
서브프라임모기지가 뭐냐는 질문까지. 다른 지원자에겐 쏟아지지 않았던
질문 공세가 이어졌습니다. 물론 세계금융위기로 한창 홍역을 치루었기에
잘 알고는 있었습니다만, 갑자기 뜬금 없는 질문에 적잖이 당황했습니다.

나름 열심히 잘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이어서 대표이사님이 정말 당황스런 질문을 하시는 게 아니겠어요.

"희망제작소에서 주최하는 대회에 출천했네. 여기가 뭐하는 곳인지 알아요?"

"박원순 변호사님께서 상임이사로 계시는 비영리조직으로 알고 있습니다. 참 좋은 일을 많이 하는 곳입니다"

"그럼 이번에 정부하고 각을 세우는 박원순 변호사에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누가 옳다고 생각해요?"

이 질문을 받으니 순간 아차 싶더군요. 내가 정외과 출신이라 내 정치적 성향을 묻고 싶은건가...
보수적으로 편승해야 하는지, 아니면 평소에 갖고 있던 소신을 말해야 하는지 고민했습니다.
결국 문제의 핵심에는 답을 하지 못하고 애둘러서 답을 했습니다. 
더이상의 추가 질문은 없었습니다. 답을 하고 나니 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도 들었구요...

그렇게 몇몇 질문을 주고 받은 뒤 면접은 끝났습니다.
참, 옆에 앉으셨던 여자분은 자신이 썼던 책을 직접 선물로 드리기도 하더군요.
마지막에 면접이 끝남을 알리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마지막 한 마디'를 하겠다고 나서서
저로 하여금 기마자세를 하게 만들었습니다. 나도 할 말은 참 많았는데.

아무튼 그렇게 잘 본지도, 못 본지도 모르게 면접은 끝이 나고 집으로 왔습니다.
그리고는 어제 참 잠을 설쳤습니다. 너무 괴로웠어요. 
오늘 일곱시 쯤, '말하기' 수업 중에 문자가 왔습니다. 결과가 발표났다고요.
역시 임원면접은 합/불을 가리는 절차였던겁니다.

이메일을 확인해보니 다행히도 합격이었습니다.
저를 시달리게 했던 그 검증 과정은 합격으로 이르게 한 과정이었던 모양입니다.
아무튼 스페인의 까미노에서 돌아오자마자 바쁘게 시작되었던 취업전형은
이제 거의 끝을 향해가고 있습니다. 

293:1로 시작되었던 이번 전형은, "축하드립니다"라는 결과로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간절했던 초심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해 성장할겁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맘 편히 자야겠습니다... 기쁘네요^^ 

아, 오늘 발표가 나기 전에 <<코끼리와 벼룩>>을 빌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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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yoonj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