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3일 아침 아홉시 비행기. 아침에 서둘러 준비하고 공항으로 출발했다. 사실 출발 전날 밤까지 제대로 짐도 꾸리지 않아서 거의 밤을 새다시피 하며 짐을 챙겼다. 흥분되지만 멍한 상태로 공항으로 향하는 버스를 탔는데 미디어법이 날치기 통과되었다는 뉴스가 흘러나왔다. '어째 내가 떠나는 날 아침에 이런 뉴스가 나오나.'하며 씁쓸한 입맛을 쩝쩝 다시고는 버스에서 내렸다. 진짜 한국 엉망이다라는 생각이 계속 머릿 속에 맴돌았다. 생장피드포르(St Jean Pied de port)까지 먼 길을 가야 하기에 들뜬 마음이었다. 그래서 다른 건 크게 생각나지 않았다. 무사히 오늘의 목적지까지 가자라는 생각뿐.
한국에서 일본 오사카로, 오사카에서 다시 파리로 가는 비행길은 참 길고도 길었다. 이제껏 오랜 시간 비행을 해본 거라고는 겨우 태국 정도였으니 비행기에서 보내는 열다섯 시간이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일종의 각성상태에 빠져 힘든 것도 몰랐다. 시험을 보기 전 일종의 흥분상태랄까. 까미노를 앞두고 출발지까지 잘 가야 했기 때문에 우선 그 시험을 잘 통과해야 했다.
샤를드골 공항이 복잡하다는 말을 들었던 것 같은데 내겐 그리 어렵지 않았다. 일본에서 비행기를 갈아탈 때 만났던 한국 여자분의 길 찾기를 도와드린 뒤 RER B선을 잘 찾아가서 파리 시내까지는 안전하게 도달할 수 있었다. 문제는 파리 메트로에서 오스테를리츠 역까지 가는 거였다. 중간에 지하철을 갈아타야 하는데 음... 복잡했다. 다행히 물어 물어 잘 찾아갔다. 땀이 삐질삐질 났다. 나중에 파리에 다시 올 때 깨달은 거지만, 참 이 때 좋은 사람들의 도움을 많이 받은 것 같다. 영어가 통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으니까. 파리는 참 영어가 통하지 않는 동네다.
오스테를리츠 공항에서는 한국에서 예약해 놓은 표를 발권해야 했다. 그래서 한국에서 표를 예매할 때 사용했던 누나 신용카드를 가져왔다. 이 자리를 빌어 누나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 거의 20만원에 달하는 기차표를 사주었다. 원래 우리 남매 간에는 이런 큰 선물이 오간 적이 없었기 때문에 누나가 "야 그거 됐다."라고 말했을 때 무척 깜짝 놀랐다. 덕분에 한국을 떠날때까지 남매간에 훈훈한 관계가 지속되었다는...
한국에서 일본 오사카로, 오사카에서 다시 파리로 가는 비행길은 참 길고도 길었다. 이제껏 오랜 시간 비행을 해본 거라고는 겨우 태국 정도였으니 비행기에서 보내는 열다섯 시간이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일종의 각성상태에 빠져 힘든 것도 몰랐다. 시험을 보기 전 일종의 흥분상태랄까. 까미노를 앞두고 출발지까지 잘 가야 했기 때문에 우선 그 시험을 잘 통과해야 했다.
샤를드골 공항이 복잡하다는 말을 들었던 것 같은데 내겐 그리 어렵지 않았다. 일본에서 비행기를 갈아탈 때 만났던 한국 여자분의 길 찾기를 도와드린 뒤 RER B선을 잘 찾아가서 파리 시내까지는 안전하게 도달할 수 있었다. 문제는 파리 메트로에서 오스테를리츠 역까지 가는 거였다. 중간에 지하철을 갈아타야 하는데 음... 복잡했다. 다행히 물어 물어 잘 찾아갔다. 땀이 삐질삐질 났다. 나중에 파리에 다시 올 때 깨달은 거지만, 참 이 때 좋은 사람들의 도움을 많이 받은 것 같다. 영어가 통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으니까. 파리는 참 영어가 통하지 않는 동네다.
오스테를리츠 공항에서는 한국에서 예약해 놓은 표를 발권해야 했다. 그래서 한국에서 표를 예매할 때 사용했던 누나 신용카드를 가져왔다. 이 자리를 빌어 누나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 거의 20만원에 달하는 기차표를 사주었다. 원래 우리 남매 간에는 이런 큰 선물이 오간 적이 없었기 때문에 누나가 "야 그거 됐다."라고 말했을 때 무척 깜짝 놀랐다. 덕분에 한국을 떠날때까지 남매간에 훈훈한 관계가 지속되었다는...
아무튼 오스테를리츠 역에 도착해서 표를 발권하러 갔는데 기계에서 발권하려니 핀(PIN)넘버를 뭍는거다. 아니, 그건 물어보지 않았는데. 이걸 어쩐다. 결국 역무원에게 가서 "누나 꺼 빌려왔어. 내가 학생이라 신용카드가 없거든. 핀넘버는 모르겠어. 지금 한국이 새벽이라 잠을 깨울 수도 없고 제발 좀 뽑아줘, 제발." 비행기에서 잠도 못자고 다크서클이 얼굴의 반을 뒤덮은 표정으로 간곡히 부탁을 했다. 핀넘버를 입력하지 않으면 자기도 별 수 없다더니 이렇게 저렇게 해서 결국 뽑아줬다. 고맙다는 말과 함께 '윙크!'는 하지 않았다. 미소를 날리고는 역을 돌아다녔다.
밤 열시 오십분 기차라서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파리의 물가는 상상 이상이었다. 가뜩이나 예산을 적게 들고온터라 아껴야만 했다. 빵 몇개와 물을 마시고는 한없이 기다렸다. 이때의 기분은 설렘 그 이상이었다. 쿵쾅쿵쾅. 드디어 생장에 조금만 있으면 도착하는구나. 신났다. 드디어 내가 탈 기차가 준비되고, 6인용 야간 열차 칸을 찾아 발걸음을 재촉했다. 잠은 잘 오지 않았다. 추웠다. 창으로 바람이 솔솔 들어오고, 시차 적응도 안되고, 각성상태가 지속되었다. 프랑스 가족 세 명과 내 또래 애들 두 명이 타서 그 좁은 방이 꽉 차 버렸다. 프랑스 가족은 나이가 지긋이 드신 할아버지와 내 어머니 또래 아줌마 아저씨였는데 아줌마가 어찌나 할아버지에게 살갑게 대하는지 아주머니가 나이가 드신 것을 까먹을 지경이었다. 아주머니가 어리광을 피우는 것 같았다.
아침이 밝고, 내가 기차를 갈아 탈 바욘(Bayonne)역을 놓치지 않기 위해 미리 일어나서 세수도 하고, 정신을 차리기 위해 복도에 나와서 아침 공기를 들이켰다. 목적지에 점점 가까워지는구나라는 생각이 들 수록 얼른 생장피드포르에 가서 좀 쉬고 싶었다. 바욘역에서는 한국 분을 만났다. 초등학교에서 장애아동 특수반 선생님으로 계신 은정누나. 바욘역에서 만나 생장피드포르까지 같이 갔다. 하지만 역시나 혼자 온 사람들이었기때문에 기차에서는 따로 앉아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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