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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10 [AM] 마지막 수업 (4)
About me2009/12/10 15:02



오늘은 제 대학생활의 마지막 수업이 있던 날입니다.
다음주에 있는 시험을 제외하면 더이상 강의실에 앉을 일이 없습니다.
마지막 수업은 '비교정치' 과목이었습니다. 
모든 학생이 3분간 한 학기와 수업을 돌아보는 감상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학번부터 시작해서 고학번 순으로 발표했습니다. 
03학번인 저는 역시 거의 마지막에 말할 기회가 있었죠.
집에서 학교로 오는 중에도 기분이 묘했습니다.
7년간 다녔는데, 이제 마지막 수업이라니. 시간이 참 빠릅니다. 
교수님께 드렸던 소감문입니다. 이걸 쓰면서 괜시리 가슴이 짠했습니다. 


교수님께.


 지난 9월, 스페인의 카미노 데 산티아고에서 돌아와 검게 그을린 얼굴로 교수님을 뵈었습니다. 그때 교수님께 비교정치 과목을 듣는 ‘각오’를 드렸었지요. 대학생활의 마지막 한 학기이고, 이제껏 제대로 정치외교 과목을 수강한 적이 없으니 열심히 듣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지키지 못할 큰 약속을 드린 탓에 이번 학기 내내 마음을 졸여야 했습니다. 지난번에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렸지만, 한 번 더 죄송한 제 마음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이번 학기 제 목표는 앞으로 ‘함께 일할 곳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어찌보면 저는 이 취업이란 것을 다소 쉽게 생각했나봅니다. 그런데 막상 기업체에 문을 두드려 보니 생각만큼 쉽지는 않더군요. 예상보다 경쟁은 더욱 치열했고, 경쟁자들의 수준도 상당했습니다. 원서를 새로 쓰고, 매주 일요일이면 인적성 시험을 보러 다니고, 때로는 면접장에서 제 자신을 세일즈 해야 했습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에서 교수님과의 약속을 지키는 일에 소홀해 진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취업 또한 참 절박한 과제였습니다. 원하는 곳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지 못하면 졸업하고 갈 곳이 없다는 생각에 때때로 숨막히는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습니다. 결과를 말씀드리자면 다행히 한 기업에서 제가 원했던 직무에 채용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숨가빴던 3개월간의 구직과정과 4년 간의 학교 수업을 마무리하는 수업이 바로 교수님의 비교정치 수업입니다. 제 대학생활의 마지막 수업인 셈입니다. 


 정치학이란 나에게 무엇인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숱하게 스스로에게 물었던 질문입니다. 군대에 있을 때. 경영학을 제2전공으로 선택할 때. 그리고 이번에 면접 준비를 할 때도 이 물음을 잡고 놓지 않았습니다. 경영학으로 외도를 선택하고, 아예 딴집 살림에 정신이 팔려버린 뒤에 정치외교학은 제게서 수차례 외면받았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대학에 입학할 때 선택한 학문인만큼 이것에 대한 의미를 찾는 일이 반드시 필요했습니다. 많은 고민을 해보았지만 여전히 해답은 요원해 보입니다. 아직도 무엇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희미하게나마 “인간을 연구하는 우직한 학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실용적이고, 효율을 추구하는 경영학과 말과 글로서 다름과 차이, 인간을 탐구하는 정치학을 오가며 적절한 균형을 찾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분명 제가 희망하였던 업무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확신도 갖고 있습니다. 마치 세계적인 미래학자인 롤프옌센이 학부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듯이 말입니다. 


 학부 때에 그랬듯 사회로 나아가서도 배우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입니다. 비록 정치외교학이 아니고, 경영에 관련된 길이겠지만 통섭의 시대인만큼 거미줄처럼 얽힌 관계 속에서 정치학을 만날 수 있겠지요. 그러면 어김없이 학부 때의 제가 떠오를 것이고, 교수님의 비교정치 수업도 생각날 것입니다. 학문적 이론보다 어머니와 같이 늘 따스하게 조언해 주신 것이 제게 큰 가르침으로 남아 있습니다. 수업은 끝나지만 교수님의 가르침대로, 늘 학생처럼, 무뎌지지 않고 성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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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yoonj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