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이다. 이런 추운 겨울에 들려오는 따뜻한 소식은 우리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어 준다. 각종 매체에 ‘아름다운 기부청년’으로 소개된 바 있는 고영 컨설턴트. 그의 이야기는 분명히 당신을 깜짝 놀라게 하고, 당신의 가슴을 따뜻하게 만들 것이다.
대출받아서 기부하는 컨설턴트
외국계 컨설팅 기업에서 일하는 고영(33) 컨설턴트는 연봉의 80%를 기부한다. 버는 돈은 1년에 대략 1억쯤 된다고 하지만 그는 현재 4,000만 원에 달하는 마이너스 통장을 갖고 있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고시원에서 살았다. 지금은 주위의 도움으로 7평짜리 원룸에서 꿈으로 가득 찬 대학생 두 명과 함께 살고 있다. 또 그는 최근 유산을 유니세프에 모두 기부하겠다고 변호사의 입회 하에 서약했다. 자신이 가진 것을 모두 나누는 삶을 살아가는 고영 컨설턴트를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30년을 내다보는 꿈과 컨설턴트라는 직업
인터넷에서 ‘고영 컨설턴트’로 검색을 하면 그에 관련된 수많은 기사를 만날 수 있다. 알려진 이야기 외에 아직 듣지 못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그래서 던진 첫 번째 질문이 바로 “왜 컨설턴트라는 직업을 택하였는가?”란 것이었다. 그의 대답은 꿈을 말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제겐 30년을 내다보는 꿈이 있습니다. 스물여섯 즈음에 갖게 된 꿈입니다. 통일 한국 이후의 조직 설계를 하는 것이 제 꿈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에 있는 많은 조직을 경험해 봐야 합니다. 각 조직의 생산성은 곧 국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죠. 많은 조직을 경험해볼 수 있는 직업이 뭘까, 고민한 결과 컨설턴트라는 직업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큰 꿈. 그는 맹자의 이야기를 들어 조직을 변화시키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세상을 변화시키기 전에 네가 속해 있는 고장을 변화시키고, 고장을 변화시키기 전에 속해있는 단체를 변화시키고, 단체를 변화시키기 전에 자신을 변화시켜라.” 그는 주변의 많은 대학생이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큰 꿈을 꾸었으나 결과적으로는 자신, 그리고 속해있는 단체를 변화시키지 못하는 것을 보고 자신이 속해있는 단체와 대학 문화를 변화시켜야겠다고 결심하게 된다. 그래서 ‘대학문화 NGO’를 만들어 실제로 활동을 전개하였다. 생각을 행동으로 실현시켰다.
“대학생들을 보면 책임을 잘 지려 하지 않습니다. 책임지는 문화,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비판의 문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가 처음으로 실시 한 운동은 고연전이 열리던 잠실벌에서 ‘내가 앉아있던 자리만은 깨끗하게 하자’는 생각에서 출발한 쓰레기 줍기 운동이었다. 이어 여러 활동을 통해 조직의 힘을 경험하였다고 한다.
“혼자 했으면 못했을 일들을 조직을 만들어서 함께 하며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대학원 재학 시절 그는 ‘정치개혁 대학생연대’, ‘총선정국대학생연대’ 등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세상의 변화를 위한 조직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고 말했다. 정치나 경제에서 말하는 거시적 담론보다 구체적 목표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있는 조직의 생산성과 가치관, 문화가 변화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서는‘어떤 문화를 가진 조직을 만들 것인가?’, ‘어떤 리더가 될 것인가?’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고 한다.
통일에 대한 고민, 통일한국을 만든 후의 조직설계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그를 컨설턴트로 이끌게 된 것이다.

변화의 앞에 선 창조적 소수
살아가는데 필요한 약간을 제외하고는 모두 나누는 그. 그의 꿈은 개인의 꿈을 넘어 변화된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다. 그가 이런 삶을 그리게 한 신념은 어떤 것일까. 그리고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존 스튜어트 밀이 이런 말을 했어요. 단지 관심만 있는 아흔 아홉 명은 신념에 가득 찬 한 명을 이길 수 없다고. 토인비의 사관(史觀)도 창조적 소수가 늘 역사를 바꿔나간다는 것이지요. 작은 혁명이나 지속적인 변화는 창조적 소수에 의해 일어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단지 관심이 아닌 신념이에요.”
이런 그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분은 그의 어머니다. 그는 어릴 적부터 늘 봉사하시는 어머니를 보며 자라왔다. 남들을 도우셨던 그의 어머니는 자연스럽게 그에게 남을 돕는 삶을 가르쳐 주셨다.
“어머니께서 아버지 친구분이 힘드실 때 제가 초등학교 6년간 다니며 모았던 통장을 깨서 도와드리는 게 어떻겠냐고 물어보셨어요. 자연스레 그러겠다고 했습니다. 아버지께서 부도가 나서 집이 힘들었을 때 주변에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던 것을 잊을 수 없어요. 이렇게 제가 돕기도 하고, 도움을 받기도 하면서 기부는 정말 자연스러운 것이 되었습니다. 습관과 같은 것이 되어버려서 안하면 오히려 이상해요.”
이어 군대에서의 인상적인 경험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주었다.
“대대장님이 말씀해주신 게 잊혀지지 않아요. 매화는 겨울에 혼자 핀다. 그러나 다른 꽃들은 남들이 알아주기 위해 핀다. 매화의 정신을 배우라며 말씀해 주신 것입니다. 남들이 알아주든 아니든 그냥 피는 거지요. 남이 그 길을 간다고 따라는 게 아니듯이, 어떤 상황이 주어지든 꽃이 피어야 한다고 생각되면 피는 겁니다. 그 올곧은 정신을 배웠습니다.”
신념을 지키는 것은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것이어야 한다는 그의 말. 몸에 꼭 맞는 옷처럼 그의 신념은 그에게 자연스러워 보였다. 신념으로 가득 찬 그가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들어보았다.
사회적 기업을 돕는 봉사 조직 SCG(Social Consulting Group)

고영 컨설턴트가 현재 주도적으로 하고 있는 활동 중의 하나는 사회적 기업을 컨설팅하는 것이다. 그는 사회적 기업을 컨설팅 하는 SCG를 만든 초대 멤버 3명 중의 한 명이자 대표로 활동하고 있었다.
“SCG는 사회적 기업과 시민 사회단체, 국제기구를 최고의 품질로 컨설팅하겠다는 취지로 설립한 컨설팅 그룹입니다. 처음에는 3명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24명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변호사, 회계사, 컨설턴트, 마케터, 투자가, M&A전문가. 그 외에도 업종별로 함께하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렇게 화려한 멤버들로 구성된 컨설팅 기업이 받는 수임료는 과연 얼마일까. 놀랍게도 컨설팅 비는 무료이다. 그렇다고 해서 서비스의 질이 낮아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가 말했듯이 ‘최고의 품질’이 보장되는 컨설팅이다.
“정말 사회적 기업들에게 필요한 것은 보고서를 던져주는 컨설팅이 아니에요. 그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보는 것입니다. 필요하다면 기업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양식문서까지도 만들어 드립니다. 그분들이 사회적 기업가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자신감을 불어넣어 드리는 것도 저희의 역할입니다.”
2009년에는 100명의 전문가들이 SCG와 함께하고, 전국에 지부를 설립하는 것이 그의 계획이다. 현재 함께 일하는 재단과만 이루어지고 있는 협약 관계도 확대시켜 나갈 예정이다.
“SCG는 사회적 기업을 도울 수 있는 단체들과 정부 기관, 대학생들을 이을 수 있는 허브가 되는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 2009년 하반기에는 한국 사회적 기업 포럼을 개최해서 15개의 업종에서 성공적인 사회적 기업이 설립되는 현실적인 방안을 구상해보고자 합니다.”
해외에 있는 비슷한 목적을 가진 단체들과 SCG를 연결시키고 세계 사회적 기업 혁신포럼을 개최하고 싶다는 그. 그의 꿈은 이미 한국을 넘어 세계로 나아가고 있다.
“인턴들이 빨리 성장해서 여러 군데에서 전문가로 활동했으면 합니다. 지역주민과의 협력을 이끌어 내서 사회적 기업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것도 해야할 일입니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단잠을 잘 수 있는 주말 아침에 고영 컨설턴트를 비롯한 전문가들과 대학생 인턴들은 꿈을 실현시키기 위한 최전선에서 선한 씨앗을 뿌리고 있다.

꿈을 실어 나르는 수레바퀴, 사회 운동가의 정체성
“저는 제 삶을 움직이는 7개의 수레바퀴가 있습니다. 혁명의 어원도 수레바퀴를 돌리는 것에서 나왔지요. 시간의 흐름과 함께 변화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SCG에 이은 향후 계획을 대한 물음에 그는 7개의 수레바퀴 이야기를 꺼냈다. 그의 삶을 이끄는 7개의 수레바퀴를 모두 밝힐 수는 없다고 말하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수레바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제 정체성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저는 컨설턴트라기보다는 사회 운동가입니다. 그래서 제게 중요한 것은 사회의 문제의식, 문제의식과 관련된 조직, 이 조직들이 연대하는 것입니다. SCG는 수레바퀴를 잇는 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추후에 로스쿨에 진학하여 인권 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정치와 복지인권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기존의 인권을 문화와 환경, 교육까지 확대하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10년 후에는 전문가 100명이 모인 M&A 회사를 설립하겠다는 그의 눈은 미래를 향해 있다. 이외에도 세계 말 생태공원, 수술비 지원재단 등의 다양한 계획들을 반짝이는 눈을 하고서 설명하였다. 경험 없는 지식은 공허하고, 실천 없는 이성은 맹목적이라고 말하는 그. 그가 말한 계획들은 꿈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머지않아 실현될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대학생에게 전하는 메시지
고영 컨설턴트는 대학생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묻는 마지막 질문에 두 가지 대답을 해주었다.
“사실 저도 많이 변해야 합니다. 저와 함께 변했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틀 안에 갇히지 않고, 틀을 허물고 더 큰 틀을 만들고. 이것을 끊임 없이 반복해야 합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이든지 품을 수 있는 큰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 큰 그릇을 가진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인간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네 가지가 필요합니다. 지성, 감성, 야성, 영성입니다. 지성은 전략적 사고와 올바른 판단에, 감성은 내면의 치유와 위로, 인간관계에 중요하지요. 야성은 조직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용기를 가지고 정의를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그릇된 것이 있다면 자신의 목을 내놓고 말할 정도로 용기를 갖는 것이지요. 이 모든 것들을 떠받쳐 주는 것이 영성입니다. 끊임없이 자신을 반성하고,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여러분 중에서 멋지고 위대한 사람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후배들이 자신을 뛰어넘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덧붙이며 대학생들이 갖는 비전에 대한 생각도 들려주었다.
“비전이라는 것을 무엇으로 정의하는가가 중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who to become으로 비전을 정의해요. 내가 어떤 존재가 되겠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면 계속 포지션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됩니다. 가령 대통령이 되고 싶다든가, CEO가 되고 싶다는 식이죠. 물론 이런 것도 좋지만, 왜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먼저 이루어져야 합니다. 대통령이라면 만들고 싶은 국가의 모습, 조직의 모습을 그려보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자신을 통해 성공하는 사람이 점점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그, 스스로를 꿈을 현실로 만들고 싶은 사람들의 비천(humble)한 컨설턴트라고 말하는 고영 컨설턴트와의 인터뷰는 인터뷰어인 필자를 비롯하여 함께 동석한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쉽게 만날 수 없는 독특한 신념과 생각을 갖고 있는 고영 컨설턴트의 따뜻한 마음과 뜨거운 열정이 이 추운 겨울에 여러분의 마음에 훈훈한 기운을 불어넣어 주기를 희망한다.
*고영 컨설턴트에 대해서 더 알고 싶으신 분은 ‘아고라에 선 리더십’이라는 책을 읽어보세요. 머지않아 나올 새 책 ‘세상을 변화시킬 당신만의 길을 가라(가제)’도 출판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 인터뷰는 소니의 대학생 대상 사이트인 '디지털 드리머즈 클럽'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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