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기다렸고, 많은 설렘을 갖게 해 주었던 세계지식포럼이 끝난 지 2주가 다 되었습니다.
지면을 통해서 만났던 많은 분을 실제로 만날 수 있었고, 좋은 친구들을 새롭게 알 수 있었던 참 즐거웠던 시간이었습니다. 한참 동안 미루고 미뤄왔던 포럼 리뷰를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제가 실제로 참석한 세션에 대한 리뷰이며, 인상깊었던 내용 위주로 적습니다. 사람에 따라 느낀 점은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 주시기 바랍니다.
1) CEO 라운드 테이블: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협력할 것인가
기대했던 리처드 브랜슨은 실제로 오지 않았고, 그런 면에서 이 세션이 제대로 참석한 첫 세션이었습니다. 첫 세션에 참여하며 중간에 든 생각은, '아, 정말 틀에 박힌 이야기들을 하는군'이었습니다. 정말 조심하면서 말을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을 자신 있게 내세워 놓고 책임을 질 수 없다면 차라리 유보적인 자세를 취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서였을까요. 첫 세션에서 제 설렘은 상당 부분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나 제 마음에 쏙 드는 말 한마디를 건질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베인&컴퍼니 CEO인 스티브 엘리스 씨가 한 말인 것으로 기억됩니다.
"Post business model doesn't work anymore"
우리는 종종 성공사례의 신화에 빠지곤 합니다. 예전에 이런 방식으로 해보니 잘 되더라. 그러니 이번에도 그렇게 하자는 게 바로 성공사례의 신화에 빠져 문제의식 없이 똑같이 일을 하는 예입니다. 저는 이 말을 듣고 '헤일로 이펙트'가 떠올랐습니다. 피터 드러커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성공’이란 새로운 현실과 그에 따른 새로운 문제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성공을 달성하기까지 한 기업이나 인간을 끌어올렸던 방식은 성공하는 순간 새로운 현실에는 더 이상 맞지 않는 ‘구식’이 된다. 그러므로 과거에 자신을 성공시킨 방법을 성공 후에도 계속 사용하는 것은 자살행위다.
요즘과 같은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혁신적 아이디어(Revolutionary Idea)가 필요합니다. 과거의 방식으로 위기를 극복하려고 하면 안 된다는 힌트를 얻었습니다. 물론 이 말에도 논란이나 반박의 여지가 있습니다만, 저는 피터 드러커의 생각에 지지를 보냅니다.
추가하자면 골드만 삭스의 IB 부문 회장인 크리스토퍼 콜씨가 미래를 바라보고(Look to the future), 열린 마음으로 기회를 찾으라고 말한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위기는 뒤집어보면 기회라는 생각, 긍정적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2) 세계경제전망 2009: 경제불안 파고를 어떻게 넘을 것인가?
이 세션은 순전히 '손성원' 교수를 보려고 들어갔습니다. 매일경제 신문을 통해 그의 글을 오랫동안 읽어온 터라 실제로 보고 싶었습니다. 너무 많은 사람이 참석해서 앉을 자리도 없이 많은 사람들이 서서 지켜봐야만 했던 이 세션은 기대와 달리 큰 실망을 안겨주었지요. 이미 대부분의 언론과 분석 자료 등을 통해서 접했던 내용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저는 무료로 참석했지만 세계지식포럼에 큰 돈을 주고 참석한 사람들은 분명 주도적으로 미리 그런 정보는 습득 했을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손성원 교수는 규제의 부재(Lack of regulation)이 미국발 신용위기의 주된 원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때문에Q&A 세션에서 질문을 받기도 했습니다. 저는 손 교수의 말을 듣고 아일랜드 사례가 떠올랐습니다. "아일랜드의 성공은과감한 규제개혁"이라고 말했지만, 지금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아일랜드 전 총리인 '버티 어헌'은 이번세계지식포럼에서 금융위기에도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지요. 손교수의 생각과 정반대입니다. 뭐가 맞는 것일까요. 저는 규제 강화가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는 나라마다 다르게 적용되어야겠습니다.
3) 다재능인과의 대화
어찌 보면 가장 격식이 없었던 세션이 이번 포럼에서 가슴 속 깊이 남아있습니다. 제가 어릴 적부터 좋아하던 유키 구라모토, 무어디자인 사장인 패트리샤 무어, 프로젝트 런어웨이에 출연했던 한국계 패션디자이너인 빅토리아 홍, 뉴욕 필하모닉 부악장인 미셸 김 등 멋진 분들이 패널로 나와주셨습니다. 비교적 비중이 작게 매겨졌는지 조그만 홀에서 열렸던 이 세션은 유키 구라모토 씨의 속삭이는 말투가 딱 어울릴 만큼 '다정한' 시간이었습니다.
다들 자신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분들인데다 상대적으로 젊은 분들이라서(유키 구라모토 씨는 제외하고) 젊은 제게 와 닿는 말이 많았나 봅니다.
두려워하지 마세요.
"Don't be afraid of being against the rule."
"Don't be afraid of being against the rule."
이 세션에서 제가 얻은 감상의 핵심은 딱 저 한마디입니다. 최근에 '연금술사'를 다시 읽으며 느꼈지만, 어릴 적부터 꿈이 작은 사람은 없습니다. 자라나며 주위의 기준들에 맞추다 보니 겁을 먹게 되고, 한없이 작아지는거죠. 친구가 제게 해준 말입니다. "처음부터 회사원이 꿈인 사람은 없을 거야." 가슴속에 있던 그 꿈을 간직하고 가는 겁니다. 물론 엄청난 노력과 함께해야겠죠.
그들이 제게 준 영감을 나눠 드립니다.
미셸 김
"See, feel, hurt, experience and play. Write your own story."
-"어떻게 창조적인 사람이 될 수 있나요?"라는 질문에 답변하며빅토리아 홍
"There is no shortcut in your life. Follow your heart."
패트리샤 무어
"When we design, we have to think humanity first."
-이 말을 하실 때 참 감동적이었습니다.결론적으로, 이 세션에 참여하며 저 스스로가 얼마나 우물 안의 개구리에 불과한지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세상은 참 넓고, 이처럼 큰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많은데 저는 종종 너무 좁고 작게 생각하곤 합니다. 쉽게 주변 환경에 맞춰서 무뎌집니다. 그래서 이 세션이 마무리되고 워커힐 호텔을 나서면서 다짐했습니다. '새로운 사람을 더 많이 만나고 경험하자.' '한국이라는 조그만 나라에 내 사고의 외연을 가두지 말자.'
Think Big, 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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