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name, LEEKYOONJAE
내 삶은 하나의 큰 프로젝트와 같다. 내가 그리는 크고 위대하고 멋진 프로젝트가 곧 내 삶이고, 그 프로젝트를 성공리에 달성하기 위해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 나가고 있다. 매일 내가 하는 일은 큰 프로젝트의 하위에 있는 작은 프로젝트들을 잘 마치기 위함이다. 그래서 내가 프로젝트 형 인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특정한 종교도 없고, 누군가의 삶에 강렬하게 이끌린 적도 없다. 누군가가 내게 "넌 이렇게 살아야 해"라는 식의 미션을 내려준 적도 없다. 하지만 내가 살고 싶은 삶은 명확하게 갖고 있다. 그리고 그건 오롯히 나만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작년에 까미노를 다녀오고나서 이 청사진은 명징하게 또렷해졌다. 그래서 이런 내 삶의 미션에 부합하는 것인지의 여부가 바로 내 가치판단의 기준이 되었다. 지금 내가 내리는 이 선택이 내 인생의 프로젝트를 완성해 나가는데 도움이 되는 것인가? 라는 질문을 내리면 되는 것이다.
Finding right small project
9월에 전 직장에서 퇴직했다. '가치관과 소신의 문제'라는 퇴직 사유를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했다. 특히 그 회사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사람들일 수록 그러했다. 가치관의 문제라는 것이 결국엔 핑계라는 것이었는데, 내 기준에서는 그들이 하는 행동들이 모두 핑계였다. 타인의 기준에 재단되고, 조직의 요구에 맞추어 살아간 그들의 삶은 어디있을까? 그래서 최소한의 윤리적 관점까지 사라져버린... 나는 궁금했다. 안타깝기도 했고. 다시 구직자의 입장이 되어서 한동안 방황의 시간을 보냈다. 9월 15일에 퇴직했으니, 3개월 정도 다시 구직을 했다. 창업을 할 생각은 못했다. 혹자는 내게 강력히 창업을 권유하기도 했으나 나는 내가 아직 구멍이 송송 나고, 금이간 그릇이라고 생각했다. 물을 돈에 비유하자면, 이 그릇에 무엇을 담기도 전에 다 빠져나갈 것 같았다. 아직 수련이 더 필요하다. 아직은 때가 아니다. 단호했다.
내 인생의 큰 프로젝트에 훌륭한 디딤돌이 되어 줄 프로젝트를 찾고 싶었다. 절박했다. 이런 저런 회사들에 면접을 보고, 실제로 연수에 참가하기도 했다. 사가(社哥)를 다같이 배우고 노래하는 그 순간에 괴로움을 느꼈다. 핵심가치를 가르치기보다 처음부터 귀사에서 요구하는 핵심가치를 가진 사람을 뽑으면 되지 않을까요? 의문을 던졌다.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으니까. Herb Kelleher의 Hire for attitude, not for skills라는 말도 있듯이. 사람의 태도와 성품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취업난에 5천만원 가까운 초봉을 준다는 회사였지만 나는 괴로웠다. 나와 맞는 것 같지 않았다. 이 회사에서 평범한 직장인으로 서서히 성장할 수는 있겠지만 내 인생의 큰 프로젝트에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았다. 이러다가는 꿈을 잃어버릴지도 모르겠어, 악몽을 꿨다. 정말로. 제대로 된 조각을 찾아야 했다.
3 + 1 and Offer letter
작년에 지웠했다 보기 좋게 탈락했던 기업이 있었다. 온라인 인적성 시험에서부터 보기 좋게 낙방하고서는 1년간 지원하지 말아주세요, 라는 메일을 받았다. 올해도 지원했다. 작년과 달리 온라인 인적성을 통과했고, 오프라인 시험도 봤다. 추운 겨울이 다가온 것을 알리던 초겨울 저녁 강남역 몇 번 출구인가로 나와서 몇 백 명이 모여 있는 시험장에서 수학문제와 영어문제, 아이큐 테스트 같은 것을 봤다. 그리고는 1차 인터뷰에 초대되었다.
이 회사의 인터뷰는 재미 있었다. 면접관은 나를 알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경청의 자세로 내 말에 귀기울여 주었다. 한 방에 대여섯명씩 몰아 넣고 피상적인 질문을 던지는 면접이 아니라 1대 1로 아주 자세히 나를 알고자 했다. 1차면접은 2차를 거쳐 3차면접으로 이어졌다. 30분 정도 걸릴 거라던 3차 면접은 무려 1시간 반동안 이어졌다. 면접을 보고 나와서는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해서 후회 없어. 하고 싶은 말을 다 했거든. 내가 나일 수 있는 유일한 회사인 것 같아. 말했다. 그리고는 지난 월요일 전화를 통해 이루어진 4차 영어 테스트까지 마쳤다. 타 기업 연수에서 숨어서 몰래 전화를 받았다. 내 인생의 향방은 어디로 갈 것인가. 번민의 밤을 보냈다. 밥이 무슨 맛인지도 잘 모르겠더라. 화요일에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다. 금요일에는 offer letter에 서명을 했다. 1월 첫째주에 출근을 앞두고 있다. 내 가슴을 뛰게 하는 곳이다. 내 인생의 프로젝트를 이루는데도 도움이 되는 곳이다.
이제부터는 나를 선택한 그 곳, P&G Marketing에서 성장하며 내 프로젝트를 차근 차근 완성시켜 나갈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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