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에 관한 책인가
꿀벌과 게릴라(원제: Leading the Revolution)는 영어 원제처럼 혁명에 관한 책입니다. 저자인 게리 해멀은 시대의 변화가 더이상 점진적이지 않고 불연속적, 돌발적, 선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가운데 기업과, 그 구성원들이 어떻게 변화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그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점진적으로 발전하는 기업은 멸종의 길로 들어섰고, 성공으로 가는 기회는 광속으로 왔다가 금새 사라져 버렸습니다. 저자는 이러한 무한 경쟁의 현실 속에서 혁신적 기업들은 그렇지 못한 기업들의 시장과 고객을 빼앗고, 다음으로는 인재들을, 마지막으로는 자산까지도 다 빼앗을 것이라는 경고를 합니다. 책은 이처럼 우리가 처해 있는 기업환경이 얼마나 급격하게 변해가고 있는지, 그리고 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결과는 어떠할 것인지에 대한 무시무시한 경고를 하며 시작합니다. 이 책은 결국 기업과 그 구성원들에게 변화에 동참하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가 어떤 분야에 속해있는가 하는 것과는 상관 없이 이 책의 내용은 읽는 모두에게 충분히 도움이 될 만큼 혁신에 대해, 그리고 그 필요성을 잘 전달하고 있습니다.
선형에서 비선형으로
그는 상상할 수 있는 일과 실현가능한 일 사이의 격차가 이보다 더 줄어든 적이 없었다고 말합니다. 이를 잘 설명하기 위해 잘 알려진 프랜시스 후쿠야마의 말을 인용합니다. "인류는 역사의 종말에 도달했다기 보다는 역사를 훼방놓을 수 있을 정도의 능력, 다시 말해 과거의 선형적 단계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했다." 프랜시스 후쿠야마의 이 말은 곧 우리 인간(기업)의 발전 속도가 예상할 수 있는 선형적 단계를 뛰어 넘어 새로운 부를 창출하는 비선형으로 들어섰음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첫 번째 그림은 선형적 발전을 보여줍니다. 선형적 발전은 곧 점진적인 발전을 의미합니다. 발전의 속도는 정해져 있고 상대적으로 느립니다. 누가 보아도 발전의 속도는 예상된 것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이에 반해 두 번째 그림에서 보여지는 비선형적인 발전은 발전의 속도도 빠르고 커브도 급격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 발전이 급격하게 일어납니다. 커브의 기울기도 급격해집니다. 우리가 '기하급수적이다' 라고 표현하는 것이 바로 비선형적인 발전을 의미합니다. 저자인 게리 해멀은 기업의 발전이 선형적 발전과 같이 예상된 것이 아닌 비선형적이 되어야만 한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기업환경 자체가 비선형적인 세계가 되었으므로 이러한 비선형적 세계에서는 비선형적 아이디어만이 새로운 부를 창출할 수 있다." 고 말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비선형적 아이디어는 곧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말하는 것입니다. 과거의 비즈니스 혁명이 '비즈니스 프로세스 개선' 에 해당하는 공급사슬 통합, 프로세스 리엔지니어링, 전사적 자원관리(ERP) 등에 집중한 것과는 다른 것입니다. 저자가 의미하는 바는 바로 기업이 갖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다시 바라보자는 것입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새로운 부를 생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기업은 어디에 위치해 있습니까
당신(당신이 속한 기업)의 전략은 위의 A 와 B 중 어느 쪽에 더 가깝습니까? 게리 해멀은 대부분 기업전략이 B 보다는 A에 가까울 것이라고 말합니다. B로 이동하는 것은 곧 기존의 모델을 재해석하여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 개념을 창출하는 전략으로 나아감을 의미합니다. 당신(당신이 속한 기업)에
게 혁신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비즈니스 개념 혁신
그렇다면 게리 해멀이 그토록 주창하는 '비즈니스 개념 혁신' 이란 것은 대체 무엇일까요. 그는 효과적인 비즈니스 개념 혁신이란 경쟁자들을 속이 꼬이는 난처한 지경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치열한 무한경쟁에서 일시적으로라도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며 경쟁자와 마주치지 않고 그들 주위를 맴도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즉, '공격이 아닌 회피에 기반을 두는 전략' 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을 해체하여 확실한 개념을 정립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동시에 아주 친절하게도 모델 해체에 상당한 분량을 할애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비즈니스 모델의 구성요소들을 기술하는 방법은 다양하나 그는 다음의 완결된 분석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세부적인 내용들은 제가 설명드릴 수 없는 점 아쉽게 생각합니다. 이 이상 궁금하신 분들은 리뷰를 읽어보시는데 그칠 것이 아니라 직접 책을 구입해서 보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저자는 이 분석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몇십 페이지에 걸쳐서 해놓았습니다. 이 내용을 다 옮기면, 아무리 제것으로 만들어 적었다 해도 무단 전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게리 해멀은 이와 같은 분석 틀을 통하여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을 분석하고, 혁신을 통해 차별화된 비즈니스 개념을 만들어 내면 이는 곧 동종 영역 내 경쟁의 본질적 기반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저자는 혁신이 거대한 과학의 승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 한계를 뛰어넘는 콘트라리즘(Contrarianism)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쉽게 이야기 해보기 위해서 애플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10년 전 MP3를 처음으로 개발한 것은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이었습니다. 하지만 MP3 시장에서 세계를 매료시킨 것은 미국의 애플이었습니다. 기술은 우리나라가 앞섰습니다만 디자인은 애플의 미려한 그것에 한참 미치지 못했습니다. "MP3는 이래야만 한다." 라고 누가 정해놓은 것도 아닌데 왜 우리는 그토록 투박한 디자인에 머물러 있었을까요. 기술력이 모자라서 그랬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MP3를 기계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은 아닐까요. "MP3의 모양은 이렇게 새로울 수도 있다." 는 것을 보여준 애플의 승리입니다. 저는 게리 해멀이 전달하려고 하는 메시지가 위와 같은 사례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비자들이 어느정도 기술에 만족하고 나면 더 멋지고 새로운 디자인을 찾는다는 그런 트렌드의 '불연속 점' 을 애플이 포착했기 때문에 그들은 추락해가던 애플을 지금의 건강한 모습으로 되살려 놓은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기업에 속한 구성원들)는 항상 혁명의 조짐을 보이는 변곡점을 찾아내야 합니다. 모두가 자신의 선지자, guru, 전문가가 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끊임없이 '왜' 라는 질문을 던지는 능동적이고 도전적인 사람이 되기를 저자인 게리 해멀은 강력히 원하고 있습니다. 망해가던 컴퓨터 제조업체이던 IBM을 지금의 비즈니스 솔루션 기업으로 변모시킨 핵심 드라이버는 인터넷 세상이 도래할 것을 예측한 중견 관리자에 불과했던 '데이비드 그로스만' 이었습니다. 소니에서 천덕꾸러기 연구원이었고 경영진의 미움을 샀던 '켄 쿠타라기' 는 플레이스테이션을 만들어내며 적자에 허덕이던 소니를 컴퓨터 기업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행동하라
모든 것은 행동을 바탕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게리 해멀의 꿀벌과 게릴라 리뷰를 쓰기 며칠 전부터 톰 피터스의 '미래를 경영하라' 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톰 피터스, 그는 언제나 행동가였다." 이 말은 그가 자신의 묘비에 씌여지길 바라는 것입니다. 게리 해멀도 톰 피터스 만큼이나 행동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합니다. 아무리 좋은 전략을 세워도, 비즈니스 개념 혁신 안을 내놓아도 이를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당신 스스로가 혁명가가 되기로 결심했다면, 무언가 변화를 이뤄내려는 큰 움직임에 동참하기를 선언했다면 이를 실천하라는 것입니다. 마지막 장에 나오는 그의 말을 그대로 옮기며 첫 번째 리뷰를 마칩니다.
당신의 조상들 가운데, 진보라는 희망 없이 살았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세대의 사람들 가운데, 진보라는 것에 무참히 배신당한 영혼을 가진 모든 사람들 가운데, 당신은 유일하게 새로운 시대, 바로 혁명의 시대의 시작에 서있는 사람이다. 당신은 믿기 어려울 만큼 축복받은 사람이다. 약해지지 마라, 주저하지 마라, 당신이 이런 기회를 갖게 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그것을 찾아라, 혁명을 선도하라.
첫 번째 책을 리뷰하면서 느끼는 바입니다만, guru라고 불리는 이들의 책은 제 짧은 몇 페이지 글로 내용을 요약하고, 감상을 적을만큼 가벼운 내용들이 아닙니다. 아무쪼록 이 리뷰들이 책을 선택하시는데 참고만 되길 바라며, 직접 읽어보시기를 강력히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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