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감 넘치던 계절학기도 끝나고 나니 시간이 많이 남습니다. 그간 읽고 싶었지만 읽지 못해서 다이어리에 적어 두었던 책들을 무작위로 빌려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무작위라기보단 도서관에 '대출가능' 으로 표시되어 있는 책들을 먼저 읽는다고 해야 맞습니다.
'사람을 얻는 기술' 이라는 이 무시무시한 제목의 책은 꽤 오래 전에 적어 두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는 주로 토요일에 집으로 배달되는 신문의 새로나온 도서 소개란에서 인상깊은 제목의 책들을 적어두곤 하는데 이 책도 그런 선택에 포함된 것 중 하나입니다. 평소 인간관계가 가장 어려운 일 중의 하나라고 생각했기에 절박한 마음이 담겨 그러한 선택을 한것 같습니다. 그러나 제대로 들여다 보면 이 책의 제목에서 말하는 '기술' 은 영어의 Skill 이 아닌 Art 입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에리히 프롬'의 책 '사랑의 기술' 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기술을 이용하여 얻는다는 무시무시한 제목에서 조금은 인간적인 냄새가 풍기는 책으로 바뀌는 순간입니다.
모든 사람에게 있어 '인간관계' 는 어려운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것이 특별한 기술을 요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사람마다 얼마나 잘하는지 정도의 차이는 분명 있어 보입니다. 저는 항상 좋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맺고 싶어했고, 그 와중에 다분히 어려움을 겪어 왔기에 이 책의 내용이 무척 궁금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꽤 괜찮은 책이라는 생각입니다.
많은 분들이 공감 하실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이런 자기 개발서들의 특징은 읽을때는 잘 기억되고 잘 실천할 수 있을것 같지만 막상 책을 덮고 나면 잘 기억나지 않거나 실생활에서 배운대로 따라하기 힘들다는데 있습니다. 몇 년 전이었지요, 아침형 인간 열풍이 불때 시중에 나왔던 수많은 아침형 인간을 교육시키는 책들을 구입하신 분들 중 얼마나 그 가르침을 유지하셨겠습니까. 저의 경우에도 피터 드러커가 말하는대로 유능한 지식 노동자가 되기 위해 '시간을 통합하고 관리' 하려 하지만 잘 실천이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습니다. '사람을 얻는 기술' 도 마찬가지로 무려 82가지의 '지혜' 를 제공합니다. (기술이라 써놓은 제목과는 달리 지혜라고 부릅니다.) 이 중 몇가지나 따라할 수 있을까요. 반의 반의 반, 즉 열가지 정도만 자기 것으로 만들어도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이 책에 대한 제 평가가 좋은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저자가 제시하는 82개의 지혜 중 여러가지가 마음으로는 의도하고 있으나 몰라서 실천하지 못한, 혹은 상대방에겐 잘못 전달될 만한 오류들을 지적해주고 있습니다. 그러한 면에서 독자에 따라 다르겠으나 스스로의 인간관계를 진단할 수 있는 툴을 제공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으로는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어떻게 편한 관계를 형성해나가는지 알려주고 있습니다. 저의 경우에 초면인 사람들과는 어색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경우가 있어, 그 식은땀 나는 상황을 부드럽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어 좋았습니다. 이외의 다른 '지혜' 들도 유익한 것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책에서 제시하는 82가지의 지혜를 기술적으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먼저 매력적인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지혜를 발휘할 기회도 갖지 못하지 않을까 하는게 저의 생각입니다. 비단 외모 뿐만 아니라 내면과 능력을 반드시 갖추어야 합니다. 이 책이 미국의 상황을 바탕으로 쓰여진 것이므로, 미국의 휴먼 네트워크는 철저히 Give and Take 라는 것을 감안해야 합니다. 즉, 주고 받는 관계 속에서 우리가 말하는 끈끈한 정도 생기게 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책을 덮으면서 드는 생각은 명확히 하나입니다. 진심이 담겨있지 않다면 82가지의 지혜는 쓸래도 쓸 수가 없습니다. 진심이 없는 행위는 모두 상대방에게 불쾌감만 안겨줄 것입니다. 연기자가 아닌 이상에야 억지로 하는 것은 다 보이기 마련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도 지난 날을 떠올려보면 누군가에 의해 '관리받는' 느낌을 받고 불쾌한 감정을 가졌던 경험을 한번쯤은 갖고 있을 것입니다.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인간관계의 묘책들도 진심이 없다면 상대방에게 당장 떨어져 나가고 싶은 불쾌감만 안겨주는 어리석은 행동이 될 것입니다. 진심을 담는다면 이 책에서 말하는 82가지의 지혜는 스스로의 인간관계를 돌이켜 보는 긍정적인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추후 행동에도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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